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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이번이야 말로 그의 첫 전투라 할 수 있으니 가능하다면 충분한 전력으로 싸우고 싶을 것이다.
“7만 명으로 스코타스를 맞이하고, 나머지는 이곳에서 머물도록 하지요.”
“4천이면 충분할 겁니다. 황제군이 갑자기 밀고 내려올 리도 없구요.”
다음날 오전부터 바로 병사들의 이동이 시작됐다.
가장 먼저 디멘션 도어를 통과한 것은 초원의 사내들이었다.
“초원에서 온 용병들이 드디어 쓰일 곳을 찾았군요.”
초원의 나라들에서 모인 6,500여 명의 용병들에게는 매주 주급으로 백 골드 씩 주고 있다.
한 달에 사천 만원이 넘는 대단한 세이프파워볼 비용이 들어가는데 비해, 트론돌 탈환전에서의 활약 이후로는 그다지 눈에 띄는 활약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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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서야 한 달에 그들에게 나가는 돈 몇푼 쯤 신경도 쓰지 않았지만, 직접 그들을 부리고 있는 해레이스의 입장은 그렇지 않았던 듯 했다.
10만 대군과의 싸움을 기꺼워하는 것은 초원의 사내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싸움이 좋아 용병일에 뛰어든 남자들이다.
드디어 고대하던 강적과의 파워볼사이트 싸움이 눈 앞에 닥치자, 그들은 환호하며 디멘션 도어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뒤를 이어 서부와 남부에서 모은 정예 병사들로 이루어진 부대들이 디멘션 도어를 넘었다.
그렇게 4만 명의 군사들이 이동한 뒤, 난 해레이스에게 게르트루드를 소개시켜 주었다.
“전투에 이 분을 앞세워 주십시오.”
“누구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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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씨라고 합시다. 사정이 있어서 이름을 밝힐 수 없는 분입니다.
하지만 능력은 믿어도 될 겁니다.
인간을 아득히 초월하는 밀리언이니까요.”
“밀리언이라고요?”
해레이스는 밀리언이라는 말에 살짝 놀랐다.
그는 꽤 총명한 사람이니 정체를 밝힐 수 없다는 말에 어쩌면 그녀의 정체를 알아차렸을 지도 모른다.
“알겠습니다. 그럼 전략에 꽤 수정이 필요하겠군요.
초원의 사내들에 이제는 밀리언이라니, 이거 도저히 질래야 질 수 없는 싸움이로군요.”
그는 가면을 쓰고 있는 파워볼게임사이트 여자에 대해 더이상 묻지 않았다.
“이거 이기는게 문제가 아니라, 아군의 희생자가 나오면 제가 무능하단 소리를 들어야 할 거 같습니다.”
밀리언이 합류했다는 소리에 그는 오히려 실망하고 있었다.
그에게는 충분한 자원이 주어졌고, 스스로의 능력을 세상에 알릴 기회가 오히려 제한되어 버린 것이다.
“해레이스 경의 실력을 보여줄 시기는 아직 아닙니다. 전쟁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지요.”
“맞습니다. 생각해보면 이제 겨우 첫 발을 내 딛는 것 뿐이군요.
그래도 밀리언이 함께한다니 마음이 든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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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트루드는 내가 자신을 소개하는 동안 아무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서 있었다.
그녀는 누가 자신에게 명령을 내리던 상관 없다는 태도였다.
그저 온몸을 가득 채운 분노를 발산할 자리가 필요할 뿐이다.
나흘 뒤에는 두 번째 이동이 있었다.
이번에는 트론돌에서 자원한 신병 2만 명이 포함에되어 있었다.
그들에게도 이번이 첫 싸움이 될 것이어서, 다들 긴장한 모습이었다.
7만 명의 병사들이 모두 파워볼실시간 작전 지역에 자리잡은 것을 확인하고 난 트론돌로 돌아왔다.
전쟁은 해레이스의 것이고, 거기에 내가 관여할 필요는 없었다.
저녁 시간에 아이들이 사는 집엘 들렀더니, 마침 형우와 지혜가 돌아오고 있었다.
“도시 밖에 나갔다 오시는 모양이군요?”
두 사람 모두 단단히 무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시 외부에서 들어오는 듯 했다.
“예. 사냥을 다녀왔습니다.”
“트론돌 주변은 몬스터들 수준이 조금 낮지요?”
“예. 이곳 몬스터들은 값어치가 낮은 것 밖에 없어서 크게 돈은 되지 않을 거 같습니다.
그래도 이거라도 안하면 왠지 밥벌레가 되는 기분이라 어쩔 수 없더군요.”
형우가 머리를 긁적거리며 대답했다.

이미 천 년 전에 개발이 끝난 네메아에는 다른 지역에 비하면 훨씬 몬스터가 적은 편이다.
특히 위험한 몬스터를 보는 일은 꽤 드문 편이라, 초보 헌터들이 사냥을 하기에는 나쁘지 않다.
“그래도 전에 있던 트리폴론에서보다 훨씬 더 값을 많이 쳐 주더라구요.”
지혜는 아마 돈이 들어있을 주머니를 들어보이며 기분 좋게 웃었다.
이곳으로 오기 전, 그들은 아이들을 돌보는 여자들의 식비를 그들 손으로 직접 벌었었다.
그런데 이곳 트론돌로 와서는 실시간파워볼 그들이 해야 할 일이 사라져 버렸고, 지금 두 사람은 살짝 무기력함을 느끼고 있었다.
“두 분과 의논할 것이 조금 있는데 잠시 시간 좀 낼 수 있을까요?”
“네. 자작님.”
난 두 사람을 데리고 조용한 곳으로 갔다.
“최근에 지구에서 넘어오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는 소리는 들으셨지요?”
“네. 수십만이 넘을 지도 모른다고 하더군요.”
우리가 가장 먼저 지구에서 넘어온 사람들은 아니었지만, 꽤 초기에 넘어온 사람들에 속한다.
그리고 그 이후로 넘어오는 사람들은 계속 늘어나, 우리가 넘어오고 6개월이 지난 이맘때는 적어도 500만 명 이상의 지구인들이 아크네시아 이곳저곳에 끌려와 힘들게 살아가고 있었다.
“최근 네메아 주변 나라들에 온 사람들 중에 한국인들이 꽤 된다는 것 같습니다.”
한국인이라는 소리에 형우는 눈을 크게 떴다.
같은 지구인이라고 해도, 자신이 속한 나라의 사람들에 조금이나마 더 관심이 생기는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꽤 힘들겠군요.”

낯선 세상에 아무것도 없이 끌려온 사람들이라면, 누구라도 고생할 수 밖에 없지만, 역시 가장 어려운 삶에 처하는 것은 아이들일 것이다.
“우리가 도움을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죠. 가능하다면 많은 아이들을 살려야 하겠지요.”
“형우씨와 지혜씨가 가서 아이들을 데려와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이런 일을 맡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아이들만 모아오면 되지요?”
“두 분 생각은 어떠신가요?”
“아무래도 아이들을 돌볼 여자들이 더 필요하기는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많아지면 자작님께 부담이 많아지지 않겠습니까?”
“필요하다면 해야지요. 뭐 필요하다면 뭐든지 팔아서 돈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지금 처럼 많은 사람은 아니더라도 적절한 수의 여자들은 데려오도록 하지요.”
“두 분이 알아서 결정하도록 하십시오. 필요하다고 생각되어서든, 꼭 돕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건, 상관 없습니다.”
“그래도 남자는 안돼요.”
지혜가 선을 그었다.

“이곳에 와서 확실히 깨달았어요. 남자들이 얼마나 두려운 존재들인지.”
그녀의 얼굴은 한없이 심각했다.
트리폴론에 있는 동안 사내들이 여자들에게 어떤 짓을 했었는 지를 너무나도 잘 기억하고 있는 그녀였다.
더군다나 남자들로 이루어진 집단에 여자들을 납치당한 일 때문에 그녀는 더더욱 남자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있었다.
“아! 자작님과 형우 오빠는 말고요.
물론 저도 모든 남자들이 그렇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맞습니다. 누가 제대로 된 인간인지 파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요.”
형우도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이들과 여자들만을 상대해서인지, 혹은 이 두사람이 너무나 착한 인간들이기 때문인지, 이들은 아직 잘 모르고 있었다.
극한 상황에서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이 남자여서가 아니라는 사실을.
남자이던 여자이던 누가 무슨 짓을 할 지 알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난 그들의 생각을 고쳐줄 생각은 없다.

어차피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아이들이다.
언젠가는 어린아이 뿐 아니라 지구 출신의 사람이라면 가리지 않고 수용할 수도 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다.
“모든 결정은 두 분이 그때그때 알아서 하십시오.”
두 사람은 기쁜 얼굴로 크라바로 떠났다.
지구인들이 끌려온 곳은 크라바 한 곳 만은 아니다.
네메아 주변 열두 나라 대부분의 나라마다 많던 작던 지구인들이 끌려오고 있었다.
앞으로 2년에 걸쳐 이곳 대륙의 동부로 끌려오게 될 지구인은 10억 명이 넘는다.
그리고 그들 중 태반은 얼마 버티지도 못하고 죽어버리게 된다.
하필이면 그들은 네메아의 황제가 정복 전쟁을 일으키고 있던 시기에 이곳에 도착했다.
그리고 전쟁으로 흉흉한 시대에 낯선 수 많은 이방인들을 반겨줄 나라는 없었다.
만약 반기는 나라가 있다면, 이들을 화살 받이로 사용하려 하거나, 혹은 노예로 팔아 군비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지구에서 온 사람들은 비참하게 죽어갔다.
남자들은 아무런 준비도 없이 전쟁터에서 자신들이 왜 싸워야 하는 지도 모르고 칼에 맞아, 화살에 맞아 죽었다.
여자들은 노예로 팔려가거나, 굶주림에 지쳐 쓰러져야 했다.

아크네시아에 끌려온 지구인들 중, 이곳 대륙 동부에 도착한 사람들이 가장 비참한 운명을 맞이했었다.
이번에는 다를 것이다.
난 가능한 많은 지구인들을 살릴 생각이다.
형우와 지혜가 떠난 뒤 난 유미라는 여자를 만났다.
최근 그녀는 늘 수십 명에 달하는 여자들에게 둘러쌓여 있었다 마치 일벌들에 둘러싸인 여왕벌 같았다.
그리고 그녀가 입을 열면, 다른 여자들은 조용히 그녀의 말을 경청했다.
언제부터 이 여인은 이리 된 걸까?
목소리가 아름답고, 노래를 잘 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그다지 그녀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없다.
내가 가지고 있던 그녀에 대한 이미지는 그저 영수의 여자친구라는 사실이 전부였다.
한두 번 보았을 때의 기억으로는 꽤나 유약해 보였었는데.
지금의 그녀는 내가 알던 여자와 전혀 다르다.
사람들을 압도하는 무언가가 그녀에게 있었다.
영수가 살아있을 때의 그녀와 지금의 그녀는 결코 같은 사람이라 생각되지 않을 정도이다.
하지만 그녀의 그런 변화가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알던 그녀였다면 아무래도 오래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를 지탱하던 것은 그녀의 남자친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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