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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3화 죽을 때가 된 것이지 이 모습을 보자 대전 안에 있던 인물들은 안색이 딱딱하게 굳었다.
대세는 이미 엽현에게 기울게 된 것이다.
엽현은 이미 암위를 장악했을 뿐만 아니라 성기사단, 근위군, 신무군 등 신국 병력의 칠할에게 인정을 받았다. 만약 엽현에게 반기를 드는 이가 있다면 이 무시무시한 병력들과도 맞서야 한다는 소리다.
게다가 보아하니 염도나 상경 등 역시 엽현에게로 마음이 기운 듯했다.
이때 엽현이 다시 대전 안으로 돌아온 엽현이 모두를 향해 소리쳤다.
“지금 혼돈우주는 현황대세계라는 거대한 적과 맞닥뜨리고 있으니, 내분 따위를 일으킬 여력 따위는 없다. 우리에게 당면한 숙제는 먼저 소칠을 찾아내고, 현황대세계를 상대하기 위해 머리는 맞대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부터 분란을 일으키는 자는 반드시 내 손에 죽임을 당할 것이다!” 가장 무서운 적은 언제나 내부에 있는 법이다.
이를 모를 엽현이 아니었다.
외부의 적에 대항하기 위해선 먼저 내부를 결속해야 하는 것이다.
이때 한쪽에 잠자고 있던 신국의 신상이 앞으로 나섰다.
“엽 성주의 말이 맞소. 우리 신국은 하루 속히 전하의 행방을 되찾고, 현황대세계와도 대적해야 하오. 이런 시기에 분란을 일으키는 행동은 절대 용납할 수 없소!” 신국에서 인망이 두터운 신상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결국 엽현을 신주대리로 인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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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전을 떠난 엽현은 상관선아와 함께 천기종으로 향했다.
정보에 관해서는 천기종 외에 더 나은 집단이 없기 때문이다.
엽현은 곧장 천기종 종주를 찾아갔다.
“새로 들어온 소식은 없소?” 엽현의 말에 천기종 종주가 고개를 저었다.
“이미 할 수 있는 건 다 해 보았소. 다른 우주에 있는 정보조직에게도 부탁해 보았지만, 아직 답이 없소. 우리가 할 수 없는 일을 그들이라고 해내진 못할 것이오.” 이때 엽현이 뭔가 고민하더니 종주 앞에 그림 한 장을 꺼내 보였다.
그림은 당시 엔트리파워볼 그의 대결했던 여자 살수의 초상이었다.
“이 여인은?” “얼마 전 성공에서 만나게 된 살수인데, 이번 일에 대해 뭔가 알고 있는 것 같았소. 이 여인을 조사해 줄 수 있겠소?” 엽현의 말에 천기종 종주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내가 직접 나서 보리다.” “그리고 현황대세계의 동향은…….” “걱정 마시오. 우리 쪽 무인들을 이미 파견해 놓았소. 무슨 움직임이 있거든 곧바로 알려 주겠소.” 엽현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상관선아와 함께 돌아섰다.
천기문 밖.
상관선아와 나란히 걷던 엽현이 문득 물었다.
“신국이 갖고 있는 비장의 무기는 무엇이오?” “…….” “말하기 곤란한 것이오?”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지고 있는 패는 주도군, 그리고 역대 신주들이 남긴 분신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외에 오래전 무안녕 신주께서 남기고 가신 주도진(誅道陣)도 강한 위력을 발휘하지요.” “주도군은 지금 어디 있소?” 상관선아가 엽현을 빤히 바라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엽 성주는 그들을 EOS파워볼 다룰 수 없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요?” “비록 그대에게 신주의 옥새가 있긴 하지만, 정말로 신주의 자리를 물려받은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주도군은 그대의 명령을 듣지 않을 것입니다.” “…….” “너무 깊이 생각할 것 없습니다. 그들은 오직 신주의 명에 따라 움직이는 자들입니다. 다른 이가 그들을 움직이려면 신주의 재가가 필요한데 전하께서 실종되셨으니, 이 역시 요원한 일입니다.” “그들의 실력은?” “말할 것도 없지요. 그들 중 적지 않은 수가 신경을 넘은 자들이니까요.” 신경을 초월한 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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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현이 놀라서 말을 이어가려다가, 문득 한쪽 성공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잠시 후.
그의 시선이 로투스홀짝 미친 공간에서 웬 노인 하나가 홀연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 순간, 질서성 안의 무인들이 일제히 노인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한동안 말없이 장내를 둘러보던 노인이 마지막으로 엽현을 향해 시선을 두었다. “노부는… 네게 큰 오픈홀덤 선물을 주러 온 사람이다.” “선물?” 엽현이 노인을 향해 고개를 갸우뚱했다.
“보아하니 별거 없는 양반인 거 같은데 무슨 선물을 준단 말이오?” “후후… 현황대세계의 북경왕께서 너를 양자로 삼길 원하신다. 이것 말고 더 큰 선물이 어디 있단 말이냐?” “…….” 양자?
그 소리를 듣자 엽현의 표정이 기이하게 변했다.
이건 또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란 말인가?
그의 곁에 있던 상관선아 세이프파워볼 역시 황당해하긴 마찬가지였다.
혹시 엽현을 회유하기 위한 수단인 걸까?
“떨떠름하게 볼 것 없다. 그분께서 널 양자로 택하신 것은 너를 무시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높이 인정한다는 반증이니까. 참, 너는 북경왕의 양자가 된다는 게 뭘 의미하는지 모르겠구나?” 노인은 천천히 엽현을 향해 다가가며 말을 이어갔다.
“북경왕의 아들이 된다는 것은 현황대세계 북경 내에서 존귀한 신분이 되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로 권력을 휘두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가히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의 자리에 오르는 것이지. 게다가 돈이든 여인이든 원하는 것은 얼마든지 손에 넣을 수 있다. 이 정도면 구미가 당기지 않느냐?” 그 말에 엽현이 다소 언짢은 듯 목을 벅벅 긁으며 물었다.
“내가 돈 좋아하고 여자 좋아하는 그런 놈으로 보이나?” “하하하하! 어디 젊은 놈치고 싫어하는 자가 있더냐? 현황대세계에는 미인이 득실득실하니, 북경왕의 양자만 된다면 원하는 만큼 주무를 수 있을 것이다!” 상관선아가 다소 기이한 표정으로 엽현을 바라보았다.
엽현 역시 좋은 표정은 절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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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물을 밝히는 것은 스스로도 인정하는 부분이지만, 그것은 그가 지독한 가난을 맛본 탓이었다.
백번 양보해서 돈에 환장한 놈이라는 건 동의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호색한으로 여기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그는 여전히 여인을 잘 알지 못하는 순수한 청년 아니던가!
자신이 어딜 봐서 호색한으로 보인단 말인가!
“엽현, 혼돈우주의 실력이 생각보다 괜찮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현황대세계의 진짜 실력을 본다면 네 머릿속에 있는 반항심은 싸그리 사라질 것이다. 게다가 북경왕께서 직접 너를 지목하시는데 이 얼마나 좋은 기회더냐?” 이에 엽현이 노인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물론 양자가 되는 전제는 오유계의 보물과 혼돈우주를 바치는 것이겠지?” “하하하! 보기보다 똑똑한 녀석이구나! 마음에 들었다!” 그러자 엽현이 자신의 무릎을 툭툭 건드렸다.
“애석하게도 나는 다른 이에게 무릎 꿇는 방법을 배운 적이 없어서.” 엽현의 대답에 노인의 얼굴에 만연하던 웃음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네 말은 잘 전하도록 하겠다.” 이 말을 마지막으로 장내를 떠나갔다. “아무래도 조만간 공격이 이뤄지겠군.” 엽현이 노인이 사라진 하늘을 응시하며 말하자 상관선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의 실력이 현황대세계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저들 역시 한 번에 전 병력을 동원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말을 마친 상관선아가 엽현을 바라보았다.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계획이랄 게 있겠소? 맞서 싸워야지.” 현황대세계가 다른 우주에 저지른 작태를 볼 때, 설령 항복을 한다 하더라도 혼돈우주는 비참한 최후를 맞을 것이 분명했다.
그랬기에 엽현은 끝까지 맞서 싸울 수밖에 없던 것이다.
“그렇군요……. 신국의 책사로서 필요한 일이라면 언제든 도와드리겠습니다.” “음… 우선 사람을 찾아 주시오.” “사람? 어떤…….” 엽현이 말없이 손을 들자, 상관선아 앞에 두 장의 그림이 펼쳐졌다.
상관선아는 잠시 그림을 눈여겨본 뒤 고개를 끄덕였다.
“맡겨 주십시오.” “아, 참. 그리고 한 사람 더!” 엽현이 다시 소매를 펄럭이자, 또 다른 그림 한 장이 나타났다.
그림 속의 인물을 똑똑히 기억한 상관선아가 재빨리 어디론가로 사라졌다.
엽현은 그 길로 질서문을 빠져나와 신무성으로 향했다.

* * 신무성.
성문을 지나치려던 엽현이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성문 앞에는 낮익은 여인이 자신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그녀는 다름 아닌 남파무사의 제자, 조목이었다.
이때의 조목은 이미 봉제경에 이른 상태였다.
조목을 발견한 엽현이 두 팔을 활짝 벌리며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이게 누구야! 그동안 나 안 보고 싶었어?” 순간 조목이 갑작스레 주먹으로 지면을 내리쳤다.
쾅-!
그대로 길게 갈라지는 지면!


엽현이 영문을 몰라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는 사이, 조목이 갑자기 등을 보이며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이에 엽현 역시 황급히 그녀의 뒤를 쫓았다. 잠시 후, 조목을 따라나선 엽현은 어느 이름 모를 산꼭대기에 도착했다. 정상에는 자그마한 암자 하나가 있었는데, 암자 위에는 그도 잘 아는 얼굴, 남파무사가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헌데, 남파무사의 안색이 좋지 않아 보였다.
“남파무사! 이게 어찌 된…….” “하하, 꼬마야. 그동안 잘 있었느냐?” “저야 잘 있었습니다만,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엽현이 묻자 남파무사가 가볍게 미소를 던졌다.
“별거 아니다. 곧 죽을 때가 된 것이지.” “그게 무슨 말입니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정하시지 않았습니까?” “그게 말이다… 신경의 문턱을 넘어가려다 실패하고 말았지 뭐냐? 하하하!” 그 말에 엽현이 황당한 듯 남파무사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볼 것 없다. 신경으로 가기 위해선 생각보다 많은 양의 천도본원이 필요했다. 이는 계산을 제대로 하지 못한 나의 잘못이다.” “그런…….” “왜, 고양이도 부뚜막에서 떨어지는 날이 있다 하지 않느냐.” 남파무사가 씁쓸한 미소를 짓더니 엽현을 바라보았다.
“이번에 널 찾아온 이유는 그날 약속했던 부탁을 하기 위해서다. 조목 이 계집애는 모종의 이유로 벙어리가 된 데다, 세상 물정도 잘 알지 못하니 네가 좀 돌봐…….” “잠시 말을 멈추십시오.” “음?”
엽현이 갑자기 남파무사의 말을 끊더니 품 안에서 옥병 하나를 꺼내 들었다.


“이 안에 있는 단약을 한 번 사용 해 보십시오.” “…아마 소용없을 것이다.” “시도나 한번 해 보시지요.” 남파무사는 엽현을 한 번 바라보고는 병 안에 있는 단약을 집어삼켰다. 순간, 고목나무와 같던 그의 육신에서 다시 생기가 돋아나기 시작했다.
“이, 이건?” “다행이 효과가 있는 모양이군요. 그것은 현황대세계의 무인에게서 빼앗은 것입니다.” 엽현이 다시 품 안을 뒤적이더니, 이번에는 엄지손톱만한 단약 한 알을 건넸다.
“신단(神丹)이라는 것입니다. 이것도 한 번 드셔 보시지요.” “아니, 이렇게 귀한 것을… 넣어 두거라. 받을 수 없다.” 남파무사가 난색을 표하자, 엽현이 웃으며 억지로 단약을 그의 손에 쥐여 주었다.
“당시 만산장성에서 저를 위해 나서 주신 것, 여전히 잊지 않고 있습니다. 이 단약은 저의 약소한 성의이니 거절하지 말아 주십시오.” “…….” 남파무사가 엽현을 지그시 응시하더니, 말없이 신단을 받아 입에 털어 넣었다.
그리고는 곧바로 제경을 뚫기 위한 정신집중에 들어갔다.
한쪽으로 물러선 엽현과 조목.
이때 엽현이 조목의 앞에 십여 점의 도경 급 보물을 펼쳐 놓기 시작했다.
“자, 하나 골라 봐.” 조목은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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