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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5화 너는 누구냐?
“한 가지 제안을 하겠소. 나의 이 우수한 재능에 투자해 보지 않겠소? 사실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나보다 더 신족의 부흥을 이끌만한 인재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소. 그렇게 생각하지 않소?” “…네 입으로 그런 말을 하다니, 인간답게 참으로 뻔뻔하구나.” 엽현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염치?
그에게 있어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것이 바로 이 염치란 것이다.
체면을 버려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면, 그야말로 수지맞는 장사 아닌가?
바로 이때였다.
“그렇지!”
조각상이 묘수가 생각난 듯 자신의 무릎을 탁 치며 말했다.
“네가 원한다면 우리 신족의 신이 될 수 있다!” ‘뭐? 신족의 신?’ 조각상이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는 엽현에게 말을 이어갔다.
“너는 비록 인간의 몸이지만, 신족이 될 수도 있다.” “그게… 도대체 무슨…….” “환혈(換血)! 네게 내 피를 주입하면, 그 피는 너의 신체를 신족에 맞게끔 개조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너는 신족의 신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아니, 무슨 농담을 그리 살벌하게 하는 것이오!” “농담이라니! 설마 신족의 신이 되고 싶지 않은 게냐?” 엽현이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무슨 신 따위는 되고 싶지 않소. 나 엽현은 영원히 나인 채로 살아갈 것이오! 그러니 미안하게 됐소이다.” 말을 마친 엽현이 곧장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나갔다.
그러나 그가 채 몇 발 떼기도 전에, 강대한 기운이 그의 전신을 휘감았다.
“이게 무슨 짓이오!” 엽현이 안색이 변하여 소리치자, 조각상이 무심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실시간파워볼
“나는 이미 더이상 기다릴 수 없다. 네가 신족의 신이 된다면 혹시 신족이 다시 일어설지도 모르는 일이니, 네게 선택권은 주지 않겠다.” 그의 말이 끝난 순간, 엽현의 전신이 격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한 구의 시체가 그의 앞에 나타났다.
시체는 조금 창백하긴 했지만, 조각상의 모습과 완전히 일치했다.
정신이 혼미해져 가는 순간, 엽현이 비검을 날리고자 시도했다. 하지만 그의 비검은 모습을 드러냄과 동시에 다시 사라져버렸다.
“소, 소혼!” [주인! 저 역시 몸을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바로 이때, 엽현의 앞에 있던 시체에서 한 줄기 선혈이 솟구치더니 그대로 엽현의 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순간, 마치 몸이 타오르는 것 같은 느낌에 엽현의 동공이 크게 확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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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때, 엽현의 몸 안에서 경악에 찬 음성이 흘러나왔다.
“이, 이럴 수가! 인간의 피 따위가 본왕의 신혈(神血) 집어삼키고 있다니. 아, 안 돼! 이건 말도 안 돼!” 이때 엽현은 마치 불로 온몸을 지지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그와 동시에 그의 몸 안에선 신왕의 피가 엽현의 피에 의해 미친 듯이 흡수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장면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신왕.
그렇게 대략 반 시진이 지났을 때, 엽현은 겨우 진정될 수 있었다.
이때 엽현은 자신의 몸 안에 어떤 강대한 기운이 생겨났음을 느낄 수 있었다.실시간파워볼
엽현이 불현듯 정면의 조각상, 신왕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래서… 내 피가 신혈로 바뀐 것이오?” “…….”
신왕은 엽현을 멍하니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때 엽현의 머릿속에 들려오는 소혼의 음성.
[주인, 주인의 피가 신왕의 피를 삼켰습니다.] “삼켜? 그게 무슨 뜻이냐?” [말 그대로입니다. 신왕의 피가 주인의 몸으로 들어온 후, 주인의 피를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흡수되고 말았다는 이야기입니다.] “…….”
[더불어 주인의 피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다만 신왕의 피를 흡수했으니 무언가 변화가 생길 것입니다.] 엽현은 재빨리 자신의 몸을 살펴보았다. 과연 그의 몸은 계속해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이때 이미 평정을 어느 정도 찾은 신왕이 말했다.
“네 조상 중에 혹시 대단한 무인이 있었느냐?” ‘조상?’
엽현은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
엽 가 조상 중에 무슨 강자가 있었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 없었다.
가문의 역사를 잘 알지도 못하거니와 설령 있었더라면 청성 변두리에 그렇게 처박혀 있지는 않을 것이다.
신왕이 다소 복잡한 표정을 보이며 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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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혈맥지력은 네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다. 단지 몸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었기에 네가 알아차리지 못한 것 같다.” 이때 소혼이 말했다.
[주인, 신왕의 피에 깃든 힘은 대단히 강한 것입니다. 그런데 주인의 피는 그것을 집어삼켰으니 결코 평범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이는 주인의 부친 혹은 조상 중에 대단한 강자가 있어 강대한 혈맥을 물려줬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혈맥!
엽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자신의 핏줄이 과연 어디서 왔는지는 모친인 독고훤만이 알고 있었다. 만약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이에 대해 반드시 물어보리라.
이때 신왕이 말했다.
“네가 흡수한 피는 지금 너의 몸을 개조하고 있을 것이다. 자, 앉거라. 내 너에게 신혈공(神血功)을 전수하마.” “피가 내 몸을 바꾼다니…….” “걱정할 것 없다. 나의 피는 너의 피를 이기지 못한다. 그러니 너는 계속해서 원래와 다름없이 살아가게 될 것이다. 다만 나의 피는 네게 자양분이 될 뿐.” “…….”
“시간이 없다. 내 너에게 어떻게 신혈을 흡수하는지와 신혈공을 알려 줄 것이다.” 엽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이때 신왕의 목소리가 엽현의 머릿속에 울리기 시작했다.
“혈(血), 이는 인간의 근본이자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담은 물질이다. 만약 이 잠재력을 완전히 일깨울 수만 있다면 대단한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
“이 신혈공은 신족에게 전해지는 금단의 비술로이다. 보통 사람은 도저히 다룰 수 없는 것이다.” “그런 비술을 내가 견딜 수 있겠소?” “그렇다. 신혈공은 매우 강력한 것이지만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이는 바로 상대의 혈맥이 네 것보다 더 강했을 때, 시전자인 네가 오히려 큰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신혈공을 배우기 위해선 반드시 강력한 혈맥을 소유하고 있어야만 한다. 그리고 네 혈맥지력은… 대단히 강하다.” 대단히 강하다!
이 말을 뱉는 순간, 신왕의 표정이 다소 어두워졌다.
신왕은 자신의 혈맥에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왔다.
정순한 신황혈맥(神皇血脈)을 계승한다는 것 자체가 극히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파워볼게임
하지만 그의 피는 엽현의 몸에 들어간 순간 그대로 흡수되고 말았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대단히 큰 것이었다.
이는 신족의 신황혈맥이 인간의 혈맥보다 못하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이는 오히려 신왕이 엽현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고자 마음먹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렇게 강력한 혈맥을 가진 자의 가문이 보통일 리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 신족에게 필요한 것은 적이 아니라 친구였다.
그렇게 한 시진이 지났을 무렵, 엽현의 표정은 매우 굳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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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신혈공이란 것은 그의 생각 이상으로 엄청났던 것이다.
공혈(控血).
신혈공의 특징은 바로 몸 안의 혈액을 통제하는 것과 다른 이의 피를 흡수해 자신의 힘으로 삼는 데 있었다.
간단히 말해 피만 충분하다면, 무한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그 피는 적을 죽임으로써 얼마든지 얻을 수 있는 것이다.엔트리파워볼
수라지력(修羅之力)?
조금 전 신녀와의 대화를 떠올린 엽현이 신왕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이 혈신공이 바로 수라지력인 것이오?” 신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것은 외부인들이 혈신공을 부를 때 쓰는 말이다. 이 혈신공의 강점은 바로 유지력에 있다. 상대를 죽이고 흡혈을 계속할 수만 있다면 이론적으로 절대 쓰러지지 않는다. 물론 충분한 피가 공급되어야 하겠지만. 그리고…….” 신왕이 잠시 뜸을 들이다 말을 이어갔다.
“네가 꼭 기억해야 하는 것이 있다. 이 공법엔 한 가지 단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피를 너무 많이 빨아들이게 되면 기혈(嗜血) 상태로 접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기혈…상태?” “그렇다. 기혈상태에 이르면 온몸에 피가 들끓기 시작하면서 최소 열 배까지 강해진다. 하지만 이 상태가 지속되면 네 육신은 버티지 못하고 결국 붕괴되고 말 것이다. 게다가 너의 의식마저 피에 잠식돼 살인귀로 변모하고 만다.” 엽현의 표정이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
‘살인귀가 되다니, 부작용이 너무 크지 않은가!’ “네가 원한다면 이쯤에서 배우기를 멈출 수도 있다.” “…….”
잠시 침묵하던 엽현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배우겠소. 이런 좋은 걸 왜마다 하겠소?” “…좋다. 이제부터 정신을 집중하도록 해라.” * * *
한편, 이 시각 밀실 안.
소령은 더이상 신왕좌를 쫓지 않았다.
몇 시진 동안이나 따라다녔더니 너무나 지쳤던 것이다.
숨이 턱 끝까지 찬 소령은 검을 끌어안은 채 한쪽 구석에 주저앉았다. 하지만 그녀의 시선은 여전히 신왕좌에 고정돼 있었다.
신왕좌 역시 반대편 구석에서 소령에 대한 경계를 멈추지 않았다.
도경 급의 존재인 신왕좌였지만 소령이 들고 있는 검은 너무나 두려웠다. 만에 하나, 잘못해서 스치기라도 한다면… 그야말로 나무 땔감 신세를 면치 못할지도 모른다.
이때, 영과 하나를 삼키고 기력을 회복한 소령이 벌떡 일어났다. 그녀가 다시 검을 들고 달려드는 순간 그들의 술래잡기는 다시 시작됐다.
밀실 밖에서 이를 지켜보던 신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바로 이때, 그녀 앞에 한 무리의 무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을 본 순간, 신녀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가장 앞에 있는 것은 소매가 넓은 장포를 입은 노인이었는데 신녀를 향한 그의 눈빛이 결코 예사롭지 않았다.
신녀가 노인을 향해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마사(摩師).” 마사, 그는 신족의 전공장로(傳功長老)였다. 신족 내에서 그 명성이 매우 높아 신녀마저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존재였다.EOS파워볼
마사가 차가운 눈으로 신녀를 바라보았다.
“듣자 하니 인간 하나가 이리로 들어왔다던데?” “그렇습니다.” “설마 신왕좌를 그놈에게 넘기려는 것이냐?” 말을 하는 마사의 표정이 점점 차가워졌다.
“그것이…….” “네가 드디어 미쳤구나! 신왕좌는 신족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보물이거늘, 어찌 외부인에게, 그것도 인간에게 넘길 생각을 한단 말이냐? 그런데… 저건 또 뭐야?” 말하는 도중 마사가 신녀를 제치고 밀실 안으로 들어섰다. 그러자 신왕좌와 술래잡기(?)를 하고 있던 소령이 제자리에 멈춰 섰다.
노인을 바라보며 소령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녀는 청창계에 있던 시절, 인간으로부터 호되게 혹사당한 기억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가 아직 모르고 있는 게 있었으니.
그건 바로 그 스스로가 얼마나 강한지를 아직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소령이 큰 눈을 끔뻑이며 살금살금 한 구석으로 뒷걸음질 쳤다.
이를 본 마사가 눈썹을 치켜세웠다.
“너는 누구냐!” 이에 소령이 아까 먹다 남은 영과를 꺼내 들더니 태연하게 갉아먹기 시작했다. 이는 자신이 결코 겁먹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물론 벌벌 떠는 손은 감출 길이 없었지만.
소령이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보자 마사가 손을 들었다.
“우선 포박해 놓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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